제목을 보면, 들고 다니기만 해도 왠지 엣지 있을것 같은 책.
사실 난 이 책 제목을 봤을때, 그저 그런 유명한 그림 얘기인가 보다 했다. 그래서 명화라고 하면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그림들이나 오르쉐 미술관의 인상주의 화가들의 유명한 그림, 혹은 우피찌 미술관의 르네상스시대의 명화인가도 했다.
물론 일부 인상주의 화가들-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고흐, 마네, 고갱의 그림이 실려 있긴 하지만 그건 소개된 그림의 10%의 비중도 채 되지 않았다. 책속에 소개된 대부분의 그림들은 대부분 18~19세기에 살았던 작가들의 그림이다. (물론 일부는 더 오래되거나 20세기초 그림도 있지만)
그리고 대부분 내가 처음 듣는 작가들이었다.
그래서 내가 모르는 작가들-아는 범위가 무지 얇지만-의 그림이 명화라 부를수 있을까? 라는 생각과 책속에 소개된 그림이 내가 예상하던 그림이 아닌 전혀 모르는 낯선 그림들이라 심지어 당혹감 마저 들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 이책에서 말하는 명화에 대한 정의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비단 우리가 알고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피카소, 클림트, 고흐, 르누와르, 모네와 같은 이름 있는 화가들의 그림만이 명화가 아니라, 내가 지금 바라보고 있는 이 그림이 내 인생에 비추어 무언가 새로운 의미가 된다거나, 나의 상황에 맞아 뭔가 내 얘기를 하고 있다거나, 일상에 지쳐 피곤한 나의 심신을 그 그림 하나만으로 위안이 될수 있는 어떤 그림이라도~나만의 명화가 될수 있다는 사실...
이소영 이라는 작가는 아직은 어린 나이 같다. 하지만 나름 밝게 인생을 바라 보는 따뜻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고, 연인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에 대한 애뜻함을 가지고 있음이 글을 통해 느껴졌다. 아직 한번도 그녀가 유명해졌다는 블로그를 가본적도 없지만, 이 책에서 느끼는 그림에 대한 작가의 해석은 그만큼 이소영이라는 사람의 가치관이 투영된 자의적(?)인 해석이 많았다.(물론 좋은쪽으로)
책의 구성자체는 출근이라는 컨셉을 맞추기 위해서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월,화,수,목,금,토,일 을 각 섹션으로 나누어서 섹션별로 이야기를 구성하긴 했지만, 딱히 그런 구성이 아니라고 해도 될만한 그런 내용 구성이다.
덕분에 많은 좋은 그림과 화가들을 알게되었다. 마치 작가 자신이 그 그림을 그린 화가가 된 입장에서 이 그림을 왜 그렸는지 설명하는 그런 방식의 이야기 풀기는 나름 신선했다. 그런 방식으로 이 화가가 이런 생각을 가져서 이렇게 그린걸꺼야? 라고 상상을 하는건 그림을 보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방법인것 같다. 나도 다음엔 이런 방식으로 그림을 보고 싶어졌다.
세계에서 유명한 미술관이라고 하는 파리의 루브르, 오르쉐, 퐁피두센터도 가보고 클림트의 그림이 있는 오스트리아의 벨베데레 궁전, 그리고 최근에 다녀오 이태리의 바티칸미술관과 우피찌 미술관, 미국에서는 보스턴 미술관과 뉴욕의 MoMA-두번이나 방문한 뉴욕에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못본게 못내 아쉽긴 하다-까지 나름 유명한 미술관을 보고 이런 저런 그림도 봤다고 생각했었는데...
명화라는게 사람들이 많이 보러 오고, 그 화가가 유명해지고 그래서 명화가 아님을 이번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나만의 명화라는게 있어서 그 그림을 보면 설레고 가슴떨리고, 찡하고 1시간 넘게 바라봐도 좋을 그런 그림이 진정 명화라는걸...
개인적으로 이 책에 소개된 그림중에서 굳이 나만의 명화를 꼽자면 바로 앙리 마르텡 의 '전원'이란 그림이다.
그림에서 남자와 여자(내눈엔 부부로 보이는) 두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서있다. 시선은 명확히 보이지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이라 따슷할것 같은 그런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그림.
이 그림을 소개하는 작가의 글도 남편과의 마음맞춤이라는 얘기를 하는 부분 역시 마음에 든다.
그림을 보는건 역시 지극히 개인적 주관이라는걸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또 나에게는 놀라운 그림은 하스파르 반 비텔의 이태리의 그림들이었다. 그림속에 나오는 나보나 광장과 콜로세움의 그림은 1600년대후반 1700년의 그림인데 2015년의 오늘의 로마 모습과 크게 달라져 있지 않아서 더 놀라게 했다. 얼마전에 로마를 다녀왔기때문에 더 신선한게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300년전에 사진 대신 귀족들이 여행하고나서 보기위한 그림스타일인 '베두타' 스타일의 그림.
마치 사진과 비슷한 느낌의 사실적 묘사를 해주는 이 그림들이 나에게는 현재 로마의 모습과 겹치면서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그냥 모나리자의 그림을 혹은 교과서에 나오는 피카소의 그림만이 명화는 아닌것을 이책을 읽음으로서 한번 같이 느껴보았으면 한다.
p.s. 책을 보면서 아쉬운점 한가지 : 마지막장에 화가 색인이 있는데 소개된 그림의 소장된 미술관 정보도 함께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혹시 아는가 언젠가 내가 저 그림들을 보러 이 그림을 소장한 미술관을 일부러 찾아 갈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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