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알게 된 이 책 "블루 먼데이 알코올", 서평의 간단한 줄거리로 소개된 40살의 성장통? 이라는 문구가 이 책을 손에 들게 했는지도 모른다.
나역시 요즘 마흔살, 40이라는 단어에 집착하고 있는터라 더더욱 그렇기도 하다.
마흔살에 접어든 와우산로의 헌책방집 '마크툽'의 주인 미자, 그리고 그 와우산로 주변의 상가 사람들과 얽히는 이런 저런 애기들이 그 주된 이야기들이다. 제목인 블루 먼데이 알코올 은 그 와우산 상가 사람들이 월요일에 벌이는 간단히 술모임의 이름이다. 보통은 월요일 가장 우울한 하루중에 하나인데, 그날 잠깐 모여서 함께 술을 나누며 이것 저것 얘기를 하는 모임.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끼는 감정은 마흔살이 주는 나이에 한정되는것이 아니었다.
'상처' 와 '사랑'이란 단어가 마치 환하게 떠오르는 느낌이랄까?
와우산로에 상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얘기들을 만들어갈때, 그 안에 있는 화두가 사랑이다.
하지만 상처 하나씩 안고 있는 사람들.
주인공 미자의 경우도 보면 어렸을때 아버지의 부재, 20대 사랑에 대한 실패, 30대의 어머니의 교통사고 등
어렸을때 상처부터 성장과장에서도 많은 상처를 안고 있다. 주인공 미자를 아프게도하고 가슴뛰게도 한 기태는 어릴적부터 가정안에서 어머니의 병에 의해, 아버지의 사랑도 함께 받지 못한 상처를 갖고 이제 갓 군대에서 제대한 어른 아닌 어른이다.
사랑에 대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또 다른 상처를 안고 있는 누군가(여기서는 기태)를 만나서 사랑의 의미를 되뇌이게 하는건 이 책이 줄곧 전하고 싶은 메세지이리라. 비단 그 둘의 나이차이가 어떤 한계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누구나 상처를 안고 있다. 그 크기의 다름이 있고, 시기의 다름이 있겠지만. 상처없이 자라온 인생이 과연 어디에 존재할까? 그게 오히려 더 비인간적이다.
그렇기에 나의 조그마한 상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역시 상처를 안고 있지만,
그런 상처가 있는 사람끼리 다시 사랑하며, 상처를 치유해가기도 한다.
(물론 그 반대로 상처를 키우는 경우도 일상에서는 존재한다. ㅠㅠ)
책의 흐름이 결국 예상치 못한 사건들과 그 사건들로 인해 발생한 슬픈일들이 생기지만(이 부분에서 호흡이 가빠질정도로 이야기 전개의 빠르고 흡입력이 있다), 결론적으로 다시 마크툽이 재건되는 과정에서 미자의 마음 역시 다시 재건되고 있지 않을까?
상처와 나이는 무관하다. 사랑역시 나이와는 무관하다.
오늘도 어디에선가는 미자들이 기태들이 있을것이다.
그리고 순영과 현석, 류씨도 있을거고....
자식에게 제때 사랑을 주지 못해 먼발치에서라도 지켜보며, 느즈막하게 사랑을 하려는 미자의 아버지같은 우리내 아버지들도 있을거다.
상처가 사랑을 통해서 치유될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건 없으리라.
이 책이 나에게 주는 메세지 이기도 하다.
블루 먼데이 알코올 : 내 마음의 밑줄
Author : 한결 Publisher : 슬로래빗 Format : 294 pages ISBN : 1195325002 |
마흔이 넘어서는 손거울을 보는것도 겁이 났다. 늙는다는 건 한순간이었다. | ||
P.37 |
아내는 책장 가득 쌓인 남자의 책에 대고 푸념을 해댔을 게 분명했다. 돈도 안되는 것을 이사때마다 끌어안고 가는것을 보며 아내는 심란했을 것이다. 그리고 남자는 홧김에 책들을 정리 했을것이다. | ||
P.132 |
적당히 붙은 살집에 탄력 있는 몸매의 굴곡 그리고 가녀린 눈매에 살짝 파인 보조개는 누구에게나 위험한 게 당연했다. 아름다운 것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가시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 ||
P.142 |
그 남자라면 얼마든지 자신에게 쌓인 무게추를 덜 수 있을것 같았다. 그렇게 서로에게 짐을 내려놓기도 하고 가져오기도 하며 현실이라는 균형을 잡을 수 있을것 같았다. | ||
P.246 |
남편과 나눈 추억들이 다 물거품이 돼 버리는 게 가장 힘들었는데 생각만 달리하면 다시 내것이 될 수 있더라. 지금은 언니말처럼 행복한 건 아니어도,행복하지 않은 것도 아니야. | ||
P.281 |
"블루 먼데이 알코올" 이란 소설을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리속에 계속 떠오른 단어는 "상처"와 "사랑" 이다. 마흔이란 나이가 여전히 젊음이라 부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젊음은 곧 사랑이다. #블먼알 #한결 #슬로우래빗 | ||
-created on 2014-10-02 10:49:32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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