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가네시로 가즈키 라는 이름의 작가를 이번에 처음 들었다.
아내가 산 책... 아내 역시 다른곳에서 들었다고, 재미있는 책이라고 하면서 샀다고 했다.
표지만 보면, 왠지 20-30대 젊은 작가의 상큼 발랄한 트랜디한 내용의 소설같은데...
(사실 맞는 얘기다. 작가가 68년생이니 2000년이면 30대 초반아닌가?)
그 내용은 가벼움 그 이상이 있다.
한국계 일본인(Korean Japanese), 우리가 소이 알고 있던 재일교포와는 조금은 다른 개념(적어도 작가에게는)일거 같다.
재일교포 2세인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보면'완득이' 같은 류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일본에서 태어나서 일본어를 하는데, 일본인도 아니고 국적은 조선이었다가, 아버지와 함께 다시 대한민국으로... 그러면서도 영원히 일본안에서는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그들.
자이니치?(맞나 모르겠다.) 우리가 익히 알던 추성훈과 인민루니라 불리우는 정대세와 같은 축구선수 이들 역시 그런 사람들이다. (앗 정대세는 국적은 대한민국? 이것도 오늘 안 사실이네)
조총련과 민단으로 나뉘어진 재일교포의 세계, 그들의 2세,3세에게는 그런게 큰 의미가 없는데, 단지 그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을수 밖에 없고, 어디에도 속할수 없는 그들의 정체성에 대해서. 작가 자신은 여러 책을 통해서 너무 무겁거나 심각하지않게 가볍게 풀어내고 있다.
재일교포 아버지는 초등학교 밖에 나오지 않았고, 프로 권투선수 출신이지만, 마르크스를 독학하는 그런 사람이고, 주인공 스기하라는 나름 문제아 취급을 받는(사실 문제아가 되고 싶지 않지만 그런 상황이 그를 그렇게 만들수 밖에 없는거 같다) 싸움잘하고, 운동잘하고, 나름 공부도 꽤 잘하는 어떻게 보면 부러울 만큼의 엄친아 스타일이다.
잘생기고, 운동잘하고, 공부잘하고, 책도 많이 읽고, 거기에 싸움까지 잘하면 여자들에게 참 인기가 많지 않나? 내가 부러워할 만큼의 스펙이다. 물론 주인공 스기하라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중학교까지는 조총련계의 민족학교를 다니다가 일본인 고등학교로 시험을 봐서 들어가고, 그러면서 국적도 조선이 아닌 대한민국으로 바꾸고... 국적이 스기하라에겐 그다지 큰의미가 없는데, 스기하라 주변을 둘러싼 환경은 그를 그렇게 그대로 두지 않는다.
어쩔수 없이 싸움을(방어개념) 하게 되고, 스기하라와 반대편(? 여전히 민족계 고등학교를 가서 그안에서 어른이 되서도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친한 친구 정일이의 너무 어이 없는 죽음, 한눈에 서로 반할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친구 사쿠라이와의 로맨스까지. 성장소설로서 참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담아내면서, 그안에서 국가, 주의에 대한 정체성을 유쾌하게 무너뜨리는 작가의 발랄함이란...
주인공 스기하라 역시 '브루스 스프링스턴'음악을 좋아하고 말콤엑스의 '자기방어권'에 대해서 말할수 있는 지식은 내가 보기엔 참 부러웠다. (독서의 힘이겠지만... 작가의 지식에 의해 탄생한 소설 주인공 역시 독서광인듯..)
이미 많이 팔리고, 읽힌 책이겠지만, 자기 정체성에 고민하는 이시대의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에게는 한번 씩 읽게 하면 참 좋을것 같다.
유쾌하고 흡입력있는 문장때문에 꽤 빨리 읽게 된책, 그래서 밑줄을 적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아서 가네시로 가즈키의 다른 책 3권을 처제가 사다주어서 다시 보게 될것 같다. 다른책 역시 재일교포의 정체성을 어떤방식으로 풀어내는지 기대가 된다.
왜 이 작가를 이제서야 알게 된걸까?
영화로 제작되었다던 "GO"영화도 한번봐야겠다.( 한일 합작 영화라는...)
나도 이렇게 재미있게 글을 쓰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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