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얼시! 유칭! 게으름 피워선 안돼. 자전! 펑샤! 잘하는 구나. 쿠건! 너도 잘한다"
책 초반에 있는 푸구이의 이 말이 여기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며 푸구이의 가족이며 게다가 모두 죽었다는 걸 이 책을 다 읽고서야 알게 되었다.
내가 읽은 위화 작가의 두번째 소설.
첫번째가 '허삼관매혈기' 였다. 작가가 써낸 순서와는 다르지만 허삼관매혈기와 비슷한듯 다른 느낌.
두 소설이 시대적 배경이 겹치기도 하지만 약간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다.
이 책의 원제 '살아간다는 것' 그게 곧 인생이지만, 푸구이 같은 삶을 살아간 사람들 역시 많으리라.
특히 중국의 근대화시절의 보통 인민들은 모두 이러한 푸구이 같지 않았을까?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 그리구 그 자식의 자식까지. 모두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인생이란 어떤것일까?
최근에 보고있는 넷플릭스의 막장 드라마가 생각났다. "다이너스티" - 재벌가의 삶과 그들의 막장 생활이 여실히 드러난 막장 드라마다.
장소와 시대적 배경 상이하지만 그 막장 드라마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죽고, 아내가 죽고 사랑하는 누군가는 계속 죽는다. 그러한 최근의 자본주의 정점의 인생과 20세기초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 나타난 인민의 인생...
이것도 인생이고, 저것도 인생인가? 우리의 삶이란게 다 이런것인가?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갈수도 있지만, 이렇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수도 있다는걸.
허삼관매혈기에 비하면 중국의 문화혁명이나 이런부분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비중은 좀 더 작은듯 하지만, 현재 중국이란 나라의 그 시절에 대해서 이렇게 묵묵히, 잔잔하게 표현해 낸 글이 있으려나.
책의 마지막 해설(서평)에 위화란 작가의 죽음에 대한 용서를 쉽게한다는 부분에 대해서 해설자가 불만을 제기하지만, 그렇지 않고서 그런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싶다. 자식을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얼마나 아련한가?
그래도 책의 내용중에 중간 중간 흘러가는 부분에서 해피엔딩을 기대한 순간도 더러 있었다.
망나니 푸구이가 모든 재산을 탕진하고 농민의 삶이 되서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자전과 함께하려는 모습, 그런 자전이 병에 걸리지만 그래도 죽기전에 푸구이에게 다시 태어나도 남편과 함께하겠다고 하는 모습,
펑샤가 얼시와 결혼하고 살던 모습들, 유칭이 달리기 잘하는 모습들...
하지만 역시 해피엔딩은 내가 바라는 모습일뿐.
푸구이는 위 첫문장에 있는 가족 모두를 손수 다 묻어야 하는 운명이었다. 이제 혼자가 된 푸구이.
이것이 바로 인생, 살아간다는 것!
-created on 2018-12-09 03:49:27 +0000
책정보
인생
Author : 위화
Translator : 백원담
Publisher : 푸른숲
Format : 304 pages, eBook
ISBN : 9788971847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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