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과 관련된 인문학을 표방한 책이다. 그냥 음식의 기원이나 이런것들이 궁금해서 보게 된 책인데 생각보다 재밌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뭔가를 훑어서 그 기원과 변화를 쫓는 형태의 기록들을 좋아하는데, 이 책도 음식 관련된 부분에서 그런 형식을 취한다.
저자분이 워낙 이쪽에 오랫동안 학자로서 연구하신 분이라서, 사료와 지역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음식과 관련된 여러가지 내용들을 잘 정리하신듯하다.
12개의 장으로 나뉘어 각 장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라몐, 라멘, 라면 같은 경우는 이름이 생긴 부분에 대해서 이게 중국,일본, 대만과 한국에서 어떻게 불리우는지,
아이스크림은 축산물? 이란 2강의 경우는 음식의 분류, 혹은 범주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다룬다.
막걸리는 와인처럼 발견된 음식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효모를 추가해서 만든 발명된 음식이란 점도 재밌었다. 평양냉면이 겨울음식이라는점은 평냉 메니아로서 익히 알고 있던 내용이지만, 음식의 재료를 언제 확보 가능하느냐가 그 음식의 계절 역시 나타낸다는 점도 재미었다. 그런 의미에서 전어 역시 입하(여름)에서 가을 전어로 바뀌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요즘이야 사시사철 별의별 음식을 다 먹는 시대라, 제철음식이라는 정의가 어려워졌지만, 그 음식이 처음 만들어지고 식문화로 만들어진 시점은 그런 영향이 많았던 부분이 있는지라, 그런 역사적, 지역적 의미를 함께 보는거 역시 재미있는 부분이다.
비슷한 맥락으로 전주비빔밥이 유행한 곳이 서울이라는 점역시 이탈리아의 피자가 미국에서 보편화 되어서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는 측면과 연결해서 설명하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내가 좋아하는 잡채란 음식도 탄생시점에는 당면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 그것도 나중에 당면이란게 보편화 되어서 근대에 들어서 이런 류의 잡채가 되었다는 점도 재밌었다.
개인적으로 부산에 살면서 밀면을 많이 접하는데 서울에서 흔하게 먹던 냉면대신 밀면을 먹을수 밖에 없었던 부산의 역사(6.25전쟁, 메밀대신 밀가루)도 이 책에 없지만 실렸더라면 더 재밌었을것 같다.
음식을 사료에 기반해서 그 역사적 근원과 시발점을 찾는것들은 또다른 역사에 대한 공부가 아닌가 싶다.
책정보
음식을 공부합니다 : 음식에 진심인 이들을 위한‘9+3’첩 인문학 밥상
Author : 주영하 지음 Publisher : 휴머니스트 Format : 272 pages ISBN : 97911608073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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