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독후감] 에밀 졸라(Emile Zola) - '돈'(L'Argent)

열심남 2022. 6. 14.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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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 졸라의 '돈'을 읽고

 

에밀 졸라이 돈


에밀 졸라 라는 작가의 이름만 익히 들어왔지만 작품을 읽은 건 처음이었다. 난센스 퀴즈로 알고 있던 작가의 이름(세상에서 제일 불효자식 ㅋㅋ)

1800년대 후반, 프랑스의 증권시장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지금 이 순간 2022년에도 어딘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일들이었다.

만국 은행을 설립해서 주식회사로 만들어 증자와 분식회계, 거래 조작으로 주가 상승을 만들어내는 주인공 사카르. 주식시장에서 적으로 치부되었던 유대인 계열의 군데르만. 그와 대척점에 있지만 그 역시 자본주의 금융시장의 포식자이기는 마찬가지인 것 같다.

사카르의 경우는 수많은 돈의 흐름을 만들고 그걸 사치로 누리며 더 많은 돈을 만들어내려는 상상가라고 하면 군데르만의 경우는 치밀한 계산으로 쓰지도 않는 돈을 축적하는데만 혈안이 된 사람이다.

지금의 시장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특정 기업, 사업이 있을때 그 사업모델을 가지고 나중에 얼마의 돈을 받을 벌 수 있다는 희망의 설계로 사업을 시작하고 주식시장에 상장시키고 주가를 뻥 뛰기 하다가. 한 줌의 휴지 조각으로 되어버리는 경우도 많다. 또한 이러한 금융상품을 주식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또 다른 파생상품을 만들어내고 그걸 또 다른 수많은 사람들에게 팔고 있는 지금의 세상이 어쩌면 여전히 돈의 속성 중에 투기에 해당하는 그런 부분이 아닐까?

1800년대 후반의 프랑스의 작가들이 그러하듯이 에밀졸라 역시 사실주의의 기반한 묘사가 참 좋다.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이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이미지가 그려질 정도로 잘 묘사되어 있다. 내가 지금 1800년대 후반의 프랑스 파리에 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사카르를 사랑하는 명석하고 똑똑한 카롤린 부인, 투기의 세계, 돈의 무서움을 알고 있지만 남자의 이상이 그려낸 야망에 사랑에 눈이 먼(?) 착한 여인. 역시 이상적이고 열정적이지만 조금은 이용당한 오빠.

증권시장의 뒷면에서 부실채권을 가지고 채무자의 등을 치며 살아가는 뵈슈와 메셍. 뵈슈의 동생이지만 집산주의(공산주의)의 꿈을 가지고 계속 연구하다가 폐렴으로 죽어가 이상주의자 시지스몽.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하나가 그 시대의 삶을 대변하는 사람들로 자세히 나온다.


금융자본주의에서 유대인의 금권 장악력은 이 시절이전부터 계속되었나 보다. 유대인에 대한 적대적인 마음이 프랑스의 이시절에 이렇게 혐오를 가지고 있는지도 처음 알게 되었다.

또 하나 재미있던 포인트는 사카르가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언론사들을 사들여서 여론과 광고로 대중을 움직이게 하는 점. 그러한 대중들의 언론을 맹신하고, 아녀자들은 종교적 신념과 신문에 난 기술적인 면까지 공부하면서 남자들 못지않게 투기에 가담하는 모습들까지.

자본주의의 극단을 추구하면서 그 시대의 정치적 상황과 가톨릭의 몰락을 저지하고 교황의 힘을 키워 과거 십자군 전쟁같은 의미로 철도로 건설하려는 모습들. 그 역시 다시 대중들에게는 성전과 같은 모습으로 주식에 열광하게 하는 모습들 역시...

지금 2022년의 글로벌 세계와 금융시장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지 않을까? 나 역시 우매한 대중중에 한 명일 테고. 누군가는 사카르처럼 군데르만 처럼 부를 축적하고 투기를 하면서 지내고 있고, 뭣도 모르는 대중들은 또 그 투기의 이면에서 힘들게 슬프게 지내고 있을 것이다.

돈이라는 게 그런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사카르의 아들은 적당한 부를 가지고 만족하면서 그 상황을 즐기며, 이런 세계와 담을 쌓고 있는 인물인데 오히려 이런 투기의 세계에 가담하지 않고 있는 적당한 부를 누리면 살고 있다. 이게 나에게는 적당한 수준이 아닐까?

저 적당한 부는 그럼 어떻게??
-created on 2022-06-11 01:55:58 +0000


책정보

돈 (무선)
Author : 에밀 졸라
Translator : 유기환
Publisher : 문학동네
Format : 600 pages, Paperback
ISBN : 9788954648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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