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독후감] 김대중자서전과 무바라크~

열심남 2011. 2. 1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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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저녁 KBS스페셜 '이집트 시민혁명, 카이로의 봄은 오는가?' 을 보았습니다.

마치 우리나라의 80년을 보는듯한 모습이었죠.

주말에 길게 끌어왔던 김대중 자서전 1권을 마무리 했습니다.

독서모임인 수다앤북의 1월 정모도서(천국의 열쇠)이후 잡은 책인데, 제가 게으른데다가 생각보다 두꺼워서 어제서야 마무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이 결국 사임한다는 소식을 주말에 들었네요.

그 소식을 들은시점에 자서전의 아래 내용을 읽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미국이 우리의 국내 정치에 개입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인 민주주의 회복을 우리 대신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 정부에 대해서 두 가지만을 요망합니다. 첫째는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정신적으로 지원해 달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미국 정부가 안정과 안보라는 구실 아래 독재를 합리화하거나 고무하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김대중 자서전 p457.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3년 제 2차 망명시기에 미국에 있던 시절, 미 상원 의사당에서 한 연설중에 일부입니다. 이집트의 시민혁명과  80년 5.18 민주화 항쟁은 너무 너무 닮아 있습니다. 고인이 된 김대중 대통령의 83년에 한 연설부분이 지금의 이집트 시민들에게도 꼭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요? 아직 세월은 꽤나 많이 흘렀지만, 여전히 강대국인 미국의 논리에 의해 세계 각국의 민주화역사는 그 시기를 달리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김대중 자서전'을 읽으려고 했던 이유(?혹은 목적)는 바로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를 통해 우리나라 현대사를 한번 바라보기위함이었습니다. (강준만 교수의 현대사 산책도 좋은 책이 될수 있겠지만 본인의 주관보다는 언론사의 사실 위주의 현대사 바라보기라는 비판이 있어서 먼저 들어보지는 않았습니다.  나중엔 좀더 자세히 현대사를 보고 싶을때 다시 들어보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이 저에게 또 다른 느낌을 주는것도 사실이네요. 바로 가톨릭 신자로서의 받아 들이는 느낌입니다.

'천국의 열쇠'의 프랜시스 치점 신부, '울지마 톤즈'의 이태석신부님, 그리고 '김대중 자서전'의 김대중 대통령~ 

일련의 책과 영화속에서 보이는 인물을 통해 어떤 공통점들을 발견하는 건 비단 저뿐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시련과 고난, 죽음앞에서 보이는 김대중 대통령의 신자로서의 모습 역시 참으로 귀감이 될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간단히 책의 목차를 살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추천의 글
서문 (이희호 여사님)
생의 끄트머리에서

1부
섬마을 소년 (1924~1936)
나를 사랑한, 내가 사랑한 사람들 (1936~1945)
가슴은 뜨겁고 세상은 험했다 (1945~1950)
죽음이 곁에 있었다 (1950)
전쟁 속 성공과 좌절 그리고 도전 (1950~1953)
떨어지고 또 떨어졌다 (1954~1959년)

2부
무너진 이승만 정권 (1959~1960. 4. 19)
선량한 총리 곁을 지킨 열정의 대변인 (1960. 4 ~ 1961. 5)
5·16, 어둠의 시간들 (1961. 5~1961. 6)
영원한 동지 ‘5월 신부’ (1962. 5~1963. 10) 
호남이 당선시킨 박정희 대통령 (1963~1964)
독선, 무능, 거짓과 싸우다 (1964~1967)
목포의 전쟁 (1967)
40대 대통령 후보 (1968~1970)

3부
병영 국가의 금기를 깨다 (1970~1971)
민심의 반란, 선풍이 태풍으로 (1971)
“총통 시대가 온다” (1971)
유세 대장정 (1971)
언론에서 사라진 ‘김대중’ (1971)
나의 3단계 통일론 (1972)
10월 유신과 망명 (1972)

4부
예수님이 나타났다 (1973)
납치 사건 후 한일 결착 (1973~1974)
긴급조치 9호 (1974~1975)
다시 유신의 살기 속으로 (1975~1977)
특별한 병실은 특별한 감옥 (1977~1978)
유신의 비명을 듣다 (1978~1979)
궁정동의 총성 (1979)
서울의 봄 (1979. 12. 12~1980. 5)

5부
순결한 ‘5월 광주’ (1980)
“김대중, 사형” (1980)
세계의 외침, “김대중을 살려라” (1980~1982)
작지만 큰 대학, 감옥 (1981~1982, 옥중 생활)
격정의 2차 망명 (1982~1984)
폭풍의 귀국 (1984~1985)
55번의 연금, ‘동교동 교도소’ (1985~1986)

6부
6월 항쟁 (1986~1987)
대통령 선거에서 다시 지다 (1987~1988)
민심에 길을 물어 (1988)
공안 정국 망령 (1989)
민심에 대한 쿠데타, 3당 합당 (1990~1992)
지역감정과 편파 보도 (1990~1992)
다시 국민을 울렸다 (1992)
케임브리지의 추억 (1993)
통일과 평화의 둥지, 아태평화재단 (1993~1995)
민심의 바다 속으로 (1995~1997)
대통령 김대중 (1997)

정말 한 사람의 인생으로 일제시대와 해방후 대한민국의 역사를 풀어낼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요?


현대사의 흐름에 대해서 막연히 알았던 부분들을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를 통해서 다시 보게 되니, 제 자신에게 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가정은 의미가 없는것일테지만, 1972년의 대통령선거때 DJ가 만약 대통령이 되었다면 지금은 대한민국은 어땠을까? 하는 기분좋은 상상을 해봤습니다.


이책이 나에게준 가르침과 감동

  • 지역감정이란거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다 : 전라도와 경상도를 편가르기한 사회적인 구조, 심지어 충청도와 강원지역까지~ 이러한 편가르기의 역사가 나는 꽤 오래전 백제/신라때부터 생긴 역사적인 구조라 생각했다. 하지만 요 근래에 만든 못된 정치의 산물이라는것에 치가 떨린다. 그 만큼 교묘하게 나역시도 지역감정의 올가미에 갇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김대중 대통령은 로맨시스트 : 이희호 여사와의 사랑에서는 고귀한 사랑의 느낌이 느껴졌다. 이전에 사별한 차용애 여사와도 각별했던거 같다. 이 글을 읽는 내내 이희호 여사와 김대중 대통령 같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서로 지극히 존중해주며서 사랑하는~~
  • YS와의 후보단일화 실패, DJP 연합에 대한 시선의 전환 : 성인이 아닌 정치인 김대중으로서의 선택에 대해서 존경을 보냅니다. 대통령자신도 YS와의 단일화 실패에대해서는 여전히 잘못과 아쉬움을 지니고 있는것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권력에 대한 사람의 욕심으로 보기엔 그 이면의 이런 정치인의 행동들은 다른 잣대로 평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대한 전환이 있었습니다. (꼬마 민주당시절의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는건 또 왜일까요?) DJP연합의 경우도 비판을 많이 받는 사례지만, 정치인으로서의 보다 나은 선택에 대한 기로에서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책안에서 보면 윤보선대통령, 장면 박사, 이기택 총재, 문익환 목사등 같은 길을 가는 중요한 정치인혹은 동료들이 선택의 순간에 주저하거나 그릇된 판단을 하고 있는 모습들에 대한 DJ의 안타까움들을 볼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현대사에 대해서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해드립니다.


김대중 자서전 1 (양장)
국내도서>사회과학
저자 : 김대중
출판 : 삼인 201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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